충북 청주 출신 윤희근 23대 경찰청장은 신비스러운 인물이다. 윤석열 정부 이전만 해도 여러 간부 경찰 중 한명에 불과했다. 서울경찰청 정보1과장(총경)실에서 만나 차를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 게 불과 5년 전 일이다. 이제는 내년 4월 총선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충북일보]
◇취임 1년을 맞았다. 더욱이 21일이 경찰의 날이다. 소회는.
"경찰청장으로서 두 번째 맞는 경찰의 날인데, 작년과 달리 지난 1년간 많은 일이 있었기에 감회가 남다르다. 그간 국민체감약속 1·2호로 '악성사기', '마약범죄' 척결을 천명하여 국민을 근심케 했던 범죄를 신속히 해결하고,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 '건설현장 불법행위' 같은 관행적 불법행위에 원칙에 따른 엄정한 대응으로 법질서를 확립하는 등 각 분야에서 의미있는 변화가 만들어졌다.
내부적으로는 △공안직 수준 기본급 △복수직급제 등 숙원과제를 해결하며 여느 선진국과 같이 경찰 업무의 특수성과 가치를 인정받는 전환점을 만들었다는데 보람을 느낀다.
다만 이태원 참사, 흉기난동 등 국민의 소중한 생명이 희생된 안타까운 사건들도 있었기에 아쉬움이 남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맞게 된 일흔여덟 번째 경찰의 날인 만큼, '경찰'이란 두 글자에 담긴 깊은 의미와 국민이 거는 기대를 다시 한번 성찰해보게 된다.
경찰은 '일상의 수호자'여야 한다는 것이 저의 결론이다. 앞으로도 경찰은 잔혹한 흉악범죄를 뿌리 뽑고, 선진 법질서 문화를 정착시켜 '국민의 평온한 일상'을 확고히 수호해 나갈 것이다."
◇이상동기 범죄, 미성년자 마약 등 범죄 패턴이 달라지고 있는 것 같은데,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
"국가수사본부를 중심으로 범죄 양상에 맞춰 수사조직을 효율화하고 체계적인 수사 시스템을 구축하는 '수사경찰 리뉴얼'을 진행 중이다. 조직개편을 통해 행정관리 인력을 축소하고 실 수사인력을 보강하는 방향으로 기구와 인력을 개편할 예정이다.
아울러, 이번 조직개편에 따라 전국에 '형사기동대(가칭)'를 신설하여 이상동기 및 마약범죄 등을 예방할 수 있는 광역적인 범죄예방·검거활동을 전개할 예정이고, 역량이 검증된 경찰서 '수사심사관'을 현장의 실수사인력으로 전환하는 등 현장 수사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
◇직원들이 기피부서로 인식되는 상황실, 지구대 근무를 꺼리면서 상황 발생시 신속 대응에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 있다. 보완책은.
"112신고건수 등 치안수요가 많은 상황실, 지역관서의 경우 직원들의 업무부담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상황실·지역경찰은 치안 현장 최일선에서 국민의 안전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만큼 △근무체계 개선 △승진 TO 확대 등 근무 여건을 지속 개선하여 현장역량 있는 직원이 근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고령화, 지방소멸 등 지방치안 정책도 시대에 맞게 변화해야 되지 않을까. 어떻게 생각하나.
"질문하신 취지대로, 지역 치안수요에 보다 적합한 치안정책이 필요하다는 요구에 따라 지난 2021년 7월부터 자치경찰제가 전면 시행되었고, 현재 시·도자치경찰위원회를 중심으로 지역 특화 치안 시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예컨대, 충북자치경찰위원회의 경우 농산물 절도예방대책, 청주권 주취자 응급의료센터 운영 등 지역 특화정책을 추진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 이에 더해 최근 경찰청에서 추진하고 있는 조직개편 또한 지방소멸 등 치안수요 변화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였다.
비효율적으로 운영되던 경찰서와 지구대·파출소를 근본적으로 개편하여 내근·행정인력을 과감히 감축하고, 시도청 중심으로 경찰력 운영의 패러다임을 전환함으로써, 광역 단위로 발생하는 치안수요에 보다 탄력적이고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본청에서는 이 같은 조직개편의 큰 방향성 아래, 충북을 비롯한 각 시도경찰청에서 지역 실정에 맞는 세부 개편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속 소통·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내년 총선 출마를 거론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공직자로서 맡겨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국민 안전을 굳건히 지키는 데만 집중하고 있다. 경찰조직의 발전, 그리고 이를 통한 국민과 사회안전 수호라는 경찰의 목표 달성을 위해 매순간 최선을 다할 것이다."
◇충북도민께 한 말씀.
"충북은 제가 태어나고 자란 고향이며, 경찰서장으로 두 번이나 인연을 맺었던 특별한 고장이다. 늘 마음으로 지역 발전과 도민의 행복을 응원해 왔다. 경찰청장으로서 남은 임기 동안 최선을 다해 국민의 소중한 생명·재산과 일상의 평온을 지켜나가겠다는 말씀을 드린다. 충북도민 여러분께서도 나날이 발전해 나갈 우리 경찰에 아낌없는 성원과 사랑을 보내주시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