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총괄 복두규· 정책 조정 최영해 대통령실 근무 1975년 창단 축구부 김도훈·이재성·정우영 등 배출 남영신 전 총장, 윤수일 가수, 오상진 아나운서도 동문
편집자주
한국 사회는 거대한 그물망 사회다. 학연, 지연, 혈연이 얽혀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특히 최근 관심을 끈 것은 학맥이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서 하버드대, 서울법대, 충암고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 것이 상징적이다. 연결망은 단순한 인연에 그치는 경우도 있지만, 정책 결정 등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있다. 아시아경제는 새롭게 주목되는 고등학교들을 중심으로 인맥을 살펴보는' 新 학맥'을 격주로 토요일에 보도한다. ①충암고 ②경문고 ③마포고 ④경기고 ⑤여의도고 ⑥현대고 ⑦중앙고 ⑧신일고⑨학성고
울산광역시 남구 문수로에 있는 학성고등학교(학성고)는 박정희 정부 때 핵심 인물이었던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이 설립을 주도했다. 학교명 '학성'은 이후락의 본관인 울산의 옛 이름(지명)을 따서 지었다고 한다. 울산육영회 소유 사립고등학교로 1969년에 개교했고, 1982년 공립으로 전환했다. 학구열이 높아 명문대 진학률이 높고, 이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회에서 두각을 나타낸 동문이 많다. 학성고 출신은 정·관계는 물론 학계·금융·의료계 등 사회 곳곳에서 모교를 빛내고 있다.
윤석열 정부와 관련해서는 복두규 대통령실 인사기획관(전 대검 사무국장,11회)이 먼저 눈에 띈다. 인사기획관은 대통령실과 정부 부처, 공기업 인사를 총괄하는 자리다. 폐지된 인사수석을 대체하는 자리라 언론들은 '수석급 인선'이라고 평가했다. 복 기획관과 함께 근무했던 한 전직 검사장은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복 기획관은)정말 입이 무겁다. 꼼꼼하고 치밀한 스타일"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복 기획관이 발탁된 배경과 관련해서도 그의 '무거운 입'이 한몫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었다. 그는 윤 대통령과 대검 중수부 등에서 함께 근무한 인연이 있다.
복 기획관은 만 19세의 나이로 검찰 9급 공채 수사관 시험에 합격해 검찰 일반직 공무원의 별로 꼽히는 대검 사무국장(1급)까지 올랐다. 대검 사무국장은 검찰의 '창고지기'에 해당하는 자리로, 검사 출신이 아닌 검찰 공무원이 오를 수 있는 최고의 직위다. 복 기획관은 퇴임 후에는 법무연수원 석좌교수를 역임하기도 했다. 성품이 온화해 대인관계가 두루 원만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복 기획관과 함께 학성고 출신으로 대통령실에서 근무하는 인물로는 최영해 대통령비서실 국정기획수석실 정책조정비서관(13회)이 있다. 정책조정비서관은 정부의 국정철학과 정책 방향을 바탕으로 각 부처 등과 업무를 조율하는 자리다. 최 비서관은 동아일보 워싱턴 특파원, 논설위원, 국제부장, 콘텐츠기획본부 부국장 등을 역임했다.
학성고 출신들은 금융권에서도 활약하고 있다. 권광석 우리미소금융재단 회장(11회)은 복 기획관과 동기다. 한동환 KB경영연구소장(13회), 김우찬 전 금융감독원 감사(7회), 우영웅 전 신한금융지주 부사장 등도 주목된다. 'KCGI(강성부펀드)' 최고전략책임자(CSO) 출신인 김남규 라데팡스파트너스 대표(24회)도 학성고를 나왔다.
정치권에서는 권명호 국민의힘 의원(8회·울산 동구)이, 관계에서는 임종식 경상북도교육청 교육감(3회)과 김두겸 울산시장(5회), 서동욱 울산 남구청장(10회), 엄동환 방위사업청장(12회), 김광호 서울경찰청장(12회), 김태규 국민권익위원회 고충·민원 담당 부위원장(13회), 임현규 서울 용산경찰서장(19회) 등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초대 국군 안보지원사령관과 육군참모총장을 지낸 남영신(10회)도 학성고 동문이다.
학계에서는 한삼건 울산대학교 건축학부 명예교수(6회), 강대섭 부산대 법과대 법학과 교수(7회), 박경삼 고려대 경영대 경영학과 교수(14회) 등이 모교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눈여겨볼 기수는 12회다. 교수가 다수 배출됐다. 김대환 인제의대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김상일 이화여대 정책과학과 교수, 김성철 울산과학대 건축디자인학부 교수, 김수길 호서대학 시스템제어공학과 교수 등이 학문 발전에 힘쓰고 있다.
언론계에서는 우선 최상훈 뉴욕타임스 서울지국장(10회)이 눈에 띈다. 최 국장은 1999년 9월 AP통신 서울지국 기자로 활동할 때, 미국이 1950년 7월 한국전 당시 400명가량의 한국 양민을 집단학살한 일명 '노근리 사건'에 대한 미국 작전명령서 등 공식문서를 최초로 보도했다.
이 보도로 최 국장은 한국인 최초로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이어 미국 조지 포크상,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 국제탐사보도상, 한국기자협회 한국기자상 특별상 등을 수상했다. 2008년 미얀마 민주화운동 보도, 2009년 미얀마 사이클론 피해 보도 등을 통해 아시아 출판인협회상, 아시아 인권언론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권혁철 한겨레신문 정치부 통일외교팀 팀장(15회), 서정명 서울경제신문 국제부장(18회)도 학성고를 나왔다.
재계에서는 김윤근 삼성중공업 법무지원실 실장 부사장, 안중호 팬오션 대표이사 사장, 박병률 진에어 대표이사 전무, 김명진 건오건설 대표이사 사장, 김정한 동해가스산업 대표이사 사장 등이 활약하고 있다.
1970~1980년대 '아파트'와 '황홀한 고백'으로 큰 인기를 끈 윤수일 가수(2회)도 학성고 출신이다. 울산 장생포에서 태어나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울산에서 성장기를 보냈다. 그는 가수 생활을 하며, 동문 덕을 톡톡히 봤다고 밝힌 바 있다. 2016년 3월 '울산매일'과 인터뷰에서 윤수일은 "요즘처럼 SNS가 없었던 40년 전에는 엽서 집계로 가요랭킹이 결정됐다. 학성고 동문이 똘똘 뭉쳐 엽서를 많이 보내줬다. 지금도 고향 친구, 선후배들을 만나면 '울산이 키운 가수'라는 얘기를 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현재 '아파트'는 프로야구 경기에서 응원곡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윤수일은 한 방송사 인터뷰에서 "이 곡을 작곡할 때 슬픈 이별을 소재로 곡을 만들었는데 의외로 신나는 응원가로 불리는 것을 보고 역시 음악은 작곡자의 의도 보다는 부르고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생각대로 변한다"며 자신의 히트곡에 대한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방송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오상진 아나운서도 학성고를 나왔다.
학성고를 언급할 때, 고 김도현 공군 중령(21회)을 빼놓을 수 없다. 울산이 고향인 김 중령은 학성고를 졸업한 뒤 공군사관학교 44기로 1996년 임관했다. 2006년 5월 5일 어린이날 에어쇼 시범 비행 도중 기체 고장으로 추락하자 조종간을 돌려 관람객의 안전을 지키며 산화했다. 같은 해 정부로부터 보국훈장 삼일장을 받았다.
학성고 총동문회는 물론, 울산 사회에서는 고인의 숭고한 희생과 살신성인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해마다 추모식을 열고 있다. 지난 5월 4일 울산대공원 현충탑에서 열린 제17주기 김도현 공군 중령 추모식에는 권명호 국회의원, 김두겸 울산시장, 김기환 시의회 의장, 천창수 교육감, 최광식 추모사업회장 등이 참석해 고인을 추모했다.
학성고는 축구부도 유명하다. 1975년 창단했다. 2006년 일본 마이니치 신문사가 주최한 '제10회 일본 하사키컵 고교축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해 축구 명문고의 위상을 재확인했다. 학성고는 나라시노고교와의 결승전을 비롯해 7일간 일본 하사키시에서 일본 전역의 고교 130개 팀이 참가한 가운데 전 경기 무패를 기록했다. 2002년, 2004년에 이은 세 번째 우승이었다.
또 지난달 17일 부산 월드컵빌리지에서 열린 전국 고등리그 부산권역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동래고를 3-0으로 물리쳐 전반기 우승을 차지했다. 학성고 출신 축구 선수로는, 카타르 스타스 리그의 알사드 SC에서 미드필더 겸 수비수로 활약하는 정우영(37회), 독일 분데스리가 FSV 마인츠 05 소속인 이재성(40회)이 있다. 축구부 후배들을 위해 선배들의 후원도 이어지고 있다. 2017년 1월 동문은 십시일반 후원금을 마련해, 대형버스 1대, 승합차 1대를 전달하기도 했다.
각종 동문 모임도 활발하다. 학성고 총동문회는 매년 '비학제'를 열어 동문 간 화합을 하고 있다. 그 밖에 골프 모임, 산악모임 등 다양한 소모임이 운영되고 있다.
동문회는 자발적으로 '학칠장학회'라는 장학금을 신설해 후배들을 돕고 있다. '학칠장학회'는 학성고 7회 동기가 2004년 동기회 산하 조직으로 구성, 매년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동문에 따르면 2020년까지 지급한 장학금은 총 3억원이 넘으며, 수혜 학생은 300명이 넘는다. 또 '자랑스러운 학고인'을 선정, 모교를 빛낸 인사들에게 감사의 표시를 하고 있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12회) , 강훈철 연세대의대 교수(15회) ,김도훈 울산현대축구단 감독(18회), 고 김도현(21회) 공군 중령 등이 수상했다.
[전국 명문고로 우뚝…울산 학성고등학교]
학성고는 '우석(又石)' 이후락이 1960대 초 '학교법인 울산육영회'를 설립한 후 세워졌다. 이후 1980년대에 들어서 이후락의 재산이 국가로 환수되면서 울산육영회는 해체됐다. 재단 소속 사립고등학교였던 학성고 역시 1982년에 공립고등학교로 전환되었다. 2022년 수시에서 6명의 의대 합격자를 배출, 가장 많은 지역거점 국립대 의대 합격자를 낸 고교로 알려지기도 했다.
이렇게 학성고가 전국적으로 명성을 얻게 되기까지는 고 김호식 초대 교장의 역할이 컸다고 한다. 학성고가 설립될 때만 해도 울산에는 중학교 졸업생들이 진학할만한 명문고가 없었다고 한다. 이렇다 보니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었는데, 김 교장은 학성고 교장이 된 후 재능있는 울산 출신 중학생들을 학성고로 유치하기 위해, 중학교 졸업을 앞둔 자녀들 학부모들을 직접 만나 학성고를 멀지 않아 전국 명문고로 만들겠다고 약속하며, 학생 모집에 나섰다고 한다.
그렇게 입학한 학생들은 학성고를 명문고로 만들겠다는 선생님들의 지도 아래 서울대 합격자를 배출하기 시작, 5회 졸업생 중에는 5명이 서울대로 진학했다. 이 무렵부터 울산 사회에 "학성고는 명문대를 보내는 학교"라고 소문이 나면서, 지금의 명문고로 자리 잡았다고 한다. 학부모를 상대로 '학성고를 전국의 명문고로 만들겠다'는 취지의 약속이 현실이 된 것이다.
학성고는 1969년 개교 이래 26,209명의 졸업생을 배출했고, 이들은 사회 각계각층에서 중추적인 역활을 하고 있다. 김기철 동문회장(15회)은 "동문 모두는 사회 전반에 걸쳐서 '학성'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활약상을 보인다. 앞으로도 '학성인'이 대한민국 100년을 이끌어 갈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그렇다, 학성고등학교는 명실 공히 명문 고등학교로 우뚝 섰다. 본문 기사에 알려진 인물 이외도 상당히 많은 인사가 사회 공헌에 이바지하고 있다. 학성고 출신 인사는 보도 내용 이밖에도 각계각처에 울산 출신 유명인사가 널리 포진하여 활동하고 있다. 아마도 너무 많은 탓에 몇 사람만 간추려 나열해 놓은듯해 보인다.
학성고 출신 사회진출 인사들 중심에는 학성고등학교 “재경동문회” 추진 결성과 동문회 활동을 빼 놓을 수 없다. 울산 “재경 향우회”역시 마찬가지다. 재경울산 향우회 매년 2월 롯데호텔 크리스탈 볼륨에서 신년 교례회를 행사하고, 재경울산 향우회 공부사랑방 모임인 ”태화광장 포럼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재경동문회“ 역시 매년 빠짐없이 행사를 치르고 있다.
재경 울산 향우회/ 재경 학성동문회가 발전할 수 있었던 그 배후에는 끈끈한 우정과 협동정신으로 단결하여 활발히 활동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 애쓰며 수고하신 사람들이 있다. 먼저 ”연합 인포맥스“ 사장을 지낸 학성고 (제3회) 큰형님 같이 인정미 넘치는 성품의 박호근 선배, 법무법인 대륙 사무국장, 변호사 사무장 협회 회장을 지낸 학성고 (제10회) 재경동문회 활동의 총괄 업무를 맡아온 인자한 성품의 의리감 넘치는 김문섭 대표, 서울고법 부장판사, (전 금융감독원 감사)와 재경학성고등학교동문회장을 지낸 학성고 (제7회) 항상 차분하고 온화한 성품의 김우찬 변호사, 특히 불철주야 가리지 않고 묵묵히 실무적 업무를 담당해온 성실한 인품을 지닌 학성고( 제11회) 이보형 대표를 빼 놓을 수 없다.
이 분들의 헌신적인 노고(勞苦)는 ”재경 울산 향우회, 재경학성고 동문회“ 회원이라면 그 누구도 부정 할 수 없을 만큼 ”재경울산향우회와 재경학성동문회’ 발전을 위하여 책임을 감수하며 수고하신 분들임에 틀림없다. 학성고 출신 재경 동문회 인사를 다 열거 할 수는 없지만, 경남경찰청장을 지낸 학성고 (제 2회) 이운우 청장, 해군 1함대 사령관,국군 복지단장을 지낸 학성고 (제6회)김광석 해군소장, MBC 문화방송 전,보도국장 문호철 기자 (제12회)... 등 모두 학성고 출신이다.
학성고등학교 “비학회”는 (제 3회 ) 재학시절 모 선배를 중심으로 동문들의 모임을 시작했다는 것이 동문회 모임 때마다 들려오는 전설적 이야기다. 필자는 학성고등학교 동문은 아니다. 그렇지만 학성고 재경 동문회 행사 때 마다, 초대(재경명예동문) 자격으로 수차례 참석한 경우에 속하고, 재경울산향우회 회원으로서 독자의개인적 견해를 더 하였다.